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시대 속에 모바일 비즈니스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이함에 따라 우리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더불어 기술의 진화와 맞물린 모바일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한번 되짚어보고, 4차 산업혁명과 5G 시대를 맞아 모바일 사업의 방향과 시장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김학용 교수 / 순천향대학교 IoT보안연구센터

 

1995년 인터넷의 상용화는 디지털 상품과 전자상거래(e-Commerce)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트랜드를 이끌어내며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책을 사기 위해 근처 서점에 가던 사람들이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해 책을 사기 시작했으며 옷이나 장난감, 중소형 전자제품 등 어디에서 사나 동일한 제품을 구입할 때는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는 대신 전자책을 구매해서 읽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이들은 EPUB 형태의 전자책을 다운로드한 후 컴퓨터나 전자책 리더를 이용해 책을 읽었다. 이런 모습은 마치 CD나 카세트 테이프를 사는 대신에 전용 플레이어에 MP3 파일을 내려받아 음악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동영상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 받는 AVI 파일들을 전용 미디어 플레이어 장치를 이용해서 시청했다.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은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는 물론 온라인 기반의 전자상거래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컴퓨팅 파워와 뛰어난 휴대성, 그리고 WCDMA나 HSDPA 같은 고속이동통신기술은 스마트폰을 그 어떤 장치보다 매력적인 장치로 만들면서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모바일 중심(Mobile Centric)’ 시대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림 1> 전체 온라인 쇼핑에서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 (통계청 자료 재구성, 2019)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16년을 기점으로 모바일 쇼핑이 전체 온라인 쇼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모바일 쇼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 원인으로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넓어진 스마트폰의 화면과 간편결제 기술은 더 많은 고객들로 하여금 모바일 쇼핑을 즐기게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양한 오프라인 생활 편의 서비스들과 결합하며 모바일 쇼핑의 외연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모바일 온리(Mobile only)’를 외치기도 한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모바일 쇼핑이 전체 온라인 쇼핑에서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니 무리도 아니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는 그렇게 단편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인터넷이 상용화 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여전히 견고한 것처럼, 모바일 온리를 외치는 것은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들어 새로운 쇼핑 수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 스피커나 스마트 냉장고 같은 커넥티드 디바이스들이 그 주인공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해서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6월을 기준으로 미국 가구의 24%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중 42%는 음성명령으로 쇼핑(Voice Shopping)한다.

이러한 상황은 남의 나라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 스피커가 보급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보이스 쇼핑 서비스가 하나 둘 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도 2019년 말이면 인공지능 스피커의 보급률이 40%를 돌파하고 2020년에는 7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미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해서 피자나 치킨을 주문할 수 있으며 휴지나 가공식품들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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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는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거래(Transaction)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스마트폰에서는 사용자들이 자신이 구매하려는 물건을 검색하고 주문을 해야 하지만, 커넥티드 디바이스는 사용자가 구매 명령을 내리지 않더라도 사용자가 필요한 것을 스스로 주문한다. 이러한 변화는 고객을 유치하고(Churn-in), 유치한 고객들을 묶어두기(Lock-in) 위한 노력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이유로 선도적인 기업들은 벌써부터 자동주문 기능들을 탑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마존의 대시 보충 서비스(Dash Replenishment Service) 기능을 이용하는 장치들이 대표적인데, 월풀의 세탁기나 브라더나 삼성전자의 프린터는 세제나 프린터 토너가 거의 떨어질 즈음 자동으로 주문하고 결제까지 끝낸다. 작년 말에 출시된 아마존의 전자레인지는 팝콘처럼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서 즐겨 먹는 식재료의 잔량을 파악한 후 주문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1-Click 경제를 조금씩 0-Click 경제로 바꾸고 있다. 그 동안 전자상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구매 과정에서 고객들이 포기하지 않고 주문을 마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아마존의 1-Click과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였다. 1-Click 서비스는 사용자의 결제 정보나 배송지 정보를 클라우드에 미리 저장해 놓고 구매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모든 구매 프로세스가 처리되도록 함으로써 구매 과정에서의 잠재적인 고객 이탈을 원천 차단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이러한 노력은 결실을 맺어 오늘날의 아마존을 세계 최고의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만들었으며 모든 온라인 비즈니스의 표본이 되고 있다.

그러나, 1-Click 경제에서는 여전히 구매 버튼을 눌러야만 주문이 이루어진다. 기업들은 고객들로 하여금 구매 버튼을 누르게 하기 위해 모든 마케팅 역량을 쏟고 있다. 반면, 0-Click 경제에서는 사용자들이 별도로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지 않더라도 기기들이 알아서 필요한 것들을 주문해준다. 현관 앞에 어떤 제품이 도착해 있다면 지금 그 제품이 나에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

0-Click은 인공지능 스피커나 전자레인지와 같은 특정한 제품에서만 제공되는 기능이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한 패턴은 물론,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서비스를 이용한 정보까지 함께 분석해서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말 그대로 특정한 디바이스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디바이스에서 생성된 데이터가 종합적으로 이용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옴니채널(Omni-Channel)의 개념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자주 회자되는 것이 O4O(Online-for-Offline)이다. 흔히 O4O는 온라인 구매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이야기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프라인에서의 구매 패턴은 물론 고객의 키나 피부색, 인종처럼 온라인에서는 알 수 없는 고객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렇게 얻어진 데이터를 온라인에서 확보한 데이터와 결합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객을 감동하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림 2> 제품의 서비스화 및 제품-서비스 결합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다. 이러한 변화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하나는 제품을 판매하는 대신 기능을 판매하는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우버와 같은 자동차 공유 서비스가 대표적인데, 자동차를 구매하는 대신 자동차가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필요할 때에만 구매하게 된다. 이는 제품이 서비스화(servitization)되는 것으로써, 앞으로는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온디맨드(on-Demand)형 비즈니스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유형은 제품(Product)과 서비스(Service)가 결합되는 프로비스(Provice) 모델의 확산이다. 지금까지는 더 많은 고객들이 우리가 만든 제품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매출을 증대시키는 일차원적인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면, 앞으로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과 관련 있는 기업들과 협력해서 전체적인 수익을 키우는 2차원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스팀오븐을 판매하는 기업이 반조리 식품회사와 협력을 하고 스마트 초인종이나 도어락 회사가 출동보안 회사와 협력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두 개 이상의 기업이 협력하는 것으로 교차 보조금(Cross-Subsidy) 모델 역시 보편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 사물, 비즈니스 등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앞에서 살펴본 비즈니스 패러다임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방식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떤 형태의 비즈니스 방식이 등장하든, 누구나 휴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미래 비즈니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직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의 틀에서는 벗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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