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물론 유럽 등 IT 선진국을 뜨겁게 달궜던 디지털세(구글세)는 과연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현재까지 주요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어떠한 방안을 의결했으며 추진하고 있는 것일까? 2019년에도 디지털세와 관련한 이슈가 뜨거워질 전망이다. 아직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이해당사자들 간에 합의 도출이 실패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현 시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세 집행 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 예상해본다.

디지털세란?(출처 : 유튜브)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세금 법안을 둘러싸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017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로봇세’를 주장하고 나섰다. 로봇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세금을 걷어 사회에 두루 사용하자는 취지였다. 그 로봇세가 오는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다시 불이 붙었다. 민주당 경선 출마를 선언한 한 실리콘밸리 사업가가 로봇세를 다시 재점화하며 “앞으로 로봇은 많은 이를 실직으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세금으로 부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문제가 세계로 번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로봇세 못지 않게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단연 ‘디지털세’다. 디지털세가 쟁점이 되고 있는 디지털 비즈니스 영역은 가장 첨예하게 과세논의가 오가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GAFA, Google, Amazon, Facebook, Apple) 등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IT 기업을 겨냥한 유럽의 디지털세 부과방안이 전 세계로 번지며, 글로벌 IT 경제의 흐름을 변화시킬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디지털세를 둘러싸고 이를 과세영역으로 포함하려는 유럽과 글로벌 IT 기반의 적을 둔 미국과 아일랜드 등과의 대립이다. 유럽 등은 디지털세와 관련하여 세금을 조금 더 거두는 정도가 아닌, 아예 전통적인 과세방안을 대폭 손질해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 국가가 제시하는 과세 가이드라인은 법인을 등록된 지역이 아닌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는 지역이 중심이다. 따라서 디지털세도 미국 등이 아닌 유럽 국가에서 직접 징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의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 광고 수입이 큰 디지털 기업도 유럽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GAFA의 유럽 본사를 유치하고 있는 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와 미국 등의 반대로 2018년 12월에 디지털세와 관련한 EU 재무장관 회의가 합의 실패로 돌아갔다. EU 내에서 디지털세를 징수하려면 28개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인데, 이 국가들이 디지털세 부과에 찬성하면 미국으로부터 무역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럽의 디지털세는 이대로 물거품이 되는 것일까? 아니다. 프랑스가 올 1월부터 디지털세를 독자적으로 과세하기로 했다. 국가 자체의 재정 적자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세수 확보도 필요했지만, 더 나아가, 최근까지도 계속됐던 ‘노란조끼’ 시위를 불식시키고 재정을 임금 상향 요구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이것이 불가피했던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프랑스의 GAFA 세금이 과연 효과적일까”라는 제목의 현지 최근 보도내용(출처 : 유튜브)

이처럼 최근 프랑스는 다국적 기술기업을 대상으로 역내에서 발생한 매출의 3%를 과세로 거두기로 의결했다. 프랑스 정부는 연간 약 5억 유로의 추가 세수를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의 디지털세 도입은 기업의 주요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국제적인 인식과 세재 개편에 불씨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세 부과에 대한 또 하나의 이유를 꼽자면, 바로 건강한 모바일 생태계의 경쟁 구도 형성이다. EU가 GAFA를 견제함으로써 GAFA의 대항마를 출현시킬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에 약 43억 4,000만 유로라는 큰 금액의 벌금을 부과했는데 혐의는 바로 ‘안드로이드 플랫폼 남용’이었다. 그리고 이 조차도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EU 차원에서의 디지털세 징수가 GAFA에 대한 제제 효과와 세수 효과를 거두기 전에 오히려 유럽 내에 있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EU 회원국마다 다른 경제환경이기에, EU 단독으로 디지털세와 같은 디지털세를 획일적으로 적용하기란 무리라는 시각이다. 아울러, 다국적 기업이 대부분인 특성상 디지털세가 관세장벽의 성격을 띨 수 있기에, 실제 적용되어 이뤄질 경우 미국이 앞서처럼 무역법에 따른 제제조치가 들어갈 수 있도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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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정승영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3월 12일에 열린 제91차 금융조세포럼에서 디지털세에 대해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사우스다코타 주 과세당국과 웨이페어社와의 디지털세 관련 분쟁에서 기존 판례를 뒤집었다”면서 “주 정부가 해당 기업에 대해 ‘디지털거래에 대한 판매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제적 이득이 있다고 판단되면 판매세를 물릴 수 있도록 해 많은 논란과 함께 여러 주에서 이 판례를 계기로 디지털기업에 대한 과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 위원의 말에 따르면, 구글은 한국에서 발생한 수수료 수익을 싱가포르 법인 매출로 계산한다. 구글코리아 매출의 80% 이상이 이런 식으로 싱가포르 당국 과세기준에 의해 세금이 부과된다. 구글이 이런 데이터를 한국에 제공할 확률도 희박할뿐더러 실효세율 기초자료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국세청에서의 소득과세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내 기획재정부도 지난 2월 14일에 열렸던 브리핑에서 디지털세 도입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제안했다. 이는 올 7월에 발표할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디지털세 도입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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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앞으로 디지털세는 어떻게 추진될까? 이에 대해 KT경제경영연구소는 “프랑스를 선두로 독일과 영국 등은 독자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영국은 특히 EU 범위의 디지털세 과세 법인이 비준되지 않을 경우 2020년부터 독자적으로 IT 기업 매출의 2%를 과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GAFA로 대표되는 글로벌 IT 기업에 따른 규제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만큼 뉴질랜드와 일본도 자체적 디지털세 징수 조치에 나서고 있어 이러한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이 강한 유럽과 글로벌 IT 기업을 다수 보유한 미국이 유리한 과세영역 선점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도 아직 어떻게 과세 정책을 꾸려갈 것인지 미지수지만,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려는 취지가 강한 디지털세 이슈임을 감안할 때 국내 기업과 관련한 효과적인 디지털세 부과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곱씹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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