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것들을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창출하는 스크루바. 헐겁거나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고정시키는 나사못과 같은 역할을 물론, 엉망진창인 상태에서 영감이 오가는 ‘바’를 의미하는 아지트와 같은 곳이다. 넘쳐나는 기존의 수많은 디자인 스튜디오와 연습실을 벗어나 날것의 아이디어를 꺼내고 담금질해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는, ‘구닥’ 카메라 앱으로 잘 알려진 스크루바의 지난 필름을 꺼내 현상했다.

스크루바 임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추억을 한 장 남겼다(사진제공 = 스크루바)

하나의 제품을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고 그들의 소임은 끝나지 않는다. 이 제품에 주어진 소명이 다할 때까지 하나부터 열까지의 행보를 모두 디자인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데 기업의 숙명을 받아들인다. 이를 통하여 고객에게 혁신적인 새로운 상품을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제공하여 고객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 것, 그것이 바로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스크루바의 사명이자 비전이다.

스크루바는 2014년, 디자인 및 모바일 앱 개발 및 사업영위를 목적으로 팀 스크루바를 결성하게 된다. 이후 글로벌 커피브랜드 디자인 상품 론칭은 물론 다양한 모바일 앱 개발에 착수했다. 무엇보다 디자인과 모바일 등 두 개의 서로 다른 영역을 추구하면서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결합한다. 디자인과 기술을 결합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실현하는 과정에서 딱딱한 테크놀로지에 아날로그의 감성을 녹여 더 나은 삶의 가치를 찾는 데 중점을 둔다.

필름 카메라의 느낌을 반영한 구닥 스마트폰 앱(사진제공 = 스크루바)

그 과정에서 태어난 것이 바로 ‘구닥’이라는 카메라 앱. 뭐라고? 구닥? 구닥다리아냐? 하는 농을 던지는 이가 있다면 맞다. 맞게 봤다. 구닥의 이름은 구닥다리에서 나왔다. 구닥다리의 본래 의미와 같이 ‘오래되어 낡은’ 카메라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인기의 반향을 보면 전혀 구닥다리에 어울리지 않는 인기를 실감한다. 구닥은 2017년 7월 첫 출시를 기점으로 그해 9월,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백 만 건을 돌파했다. 이후 32개국 유료 사진&비디오 앱 부문 1위를, 13개국 유료 앱 전체 부분에서 1위를 달성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30만 이상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으며 꾸준하게 증가세를 타고 있다. 보기엔 구닥다리여도, 그 안에는 추억을 소화하는 스마트한 혜안이 담겨 있었던 것.

“어느 새인가 순간의 결정과 선택이 주는 ‘스릴’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요. 촬영한 필름을 현상소에 맡기고 사진이 인화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기다림의 미학’ 역시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촬영된 수많은 사진 속에서 입맛에 맞는 사진을 골라내는 것에 익숙한 디지털시대에서 순간의 찰나, 바로 Gudak Moment를 채집할 수 있는 스릴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희망하며 구닥을 만들었습니다.”

강상훈 스크루바 대표

스크루바 마케팅&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보미 과장의 말이다. 요즘처럼 기다림이 습관화되어 있지 않는 초스피드 시대에 역으로 이 아이디어를 구현했던 것이 반전몰이를 하며 먹혀들었던 셈이다. 오늘도 스크루바는 지속적인 성장 속에 다양하고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는 앱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밑바탕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모든 일을 재미있고 위트있게 대하려고 하는 태도에 있었다. 이것은 강상훈 대표가 설립 때부터 지키고자 했던 하나의 모토였다. 창의적인 인재로 하여금 창의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결과물을 향한 일이 아닌, 오로지 즐길 수 있는 상황과 신선한 자극을 유지하는 과정을 중요시 하는데 있었다. 전 과장은 “세상의 모든 일들은 어쩌면 지루할 수 있는 매일과 일상의 연속이지만 이러한 연속에 익숙해지려고 할 때마다 재미있는 상황과 신선한 자극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 활력을 불어넣어준다”면서 “진짜 핵심은 바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책임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 스크루바의 핵심경쟁력은 바로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를 믿고 신뢰하는 관계에 있었다. 이 신뢰감은 단시간에 결코 쌓아올릴 수 없는 것이다. 처음 스크루바의 모임이 시작되었을 때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경직되지 않은 유연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강 대표의 취지와 직원 간의 노력과 모습이 지속적으로 스크루바를 능동적이고 주인의식 있는 조직으로 성장시키는 뿌리가 됐다. 또 이름도 ‘스크루바’라는 사명이 가진 뜻도 무시할 수 없었을 터. 이름이 ‘나사못’인것처럼 기존의 가치를 풀어서 재조립/정의하는 관찰력을 구성원 모두가 가지고 있기에, 늘 호기심으로 모든 일들을 대하는 자세가 바로 스크루바의 ‘핵심 경쟁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해외기업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분이 많기 때문에 자신을 떳떳하게 어필할 수 있는 문화가 몸에 배어있어요. 그리고, 결정하기까지는 신중하다가도, 한 번 결정이 내려지면 그 추진력 하나는 큰 강점이 되고 있습니다.”

구닥다리라는 컨셉트의 ‘구닥’ 카메라. 근데 왜 기자의 눈에는 스마트하게 보이는 걸까?(사진제공 = 스크루바)

스크루바의 모든 직원은 소위 바텐더로 불린다고 한다. 각 바텐더마다 개인의 특성에서 비롯된 애칭이 하나씩 있다고 한다.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방모 과장은 방부릉으로, 축구를 좋아하는 최모 과장은 최축구, 맥주킬러인 전모 과장은 전비어로 불린다. 직급에 구애받지 않는 개방된 분위기의 훈훈한 사내분위기도 스크루바의 강점이라면 강점.

이제는 고객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해야 하는 시대다. 스크루바 임직원들은 이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며 소통을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미세한 부분 하나라도 감지해 피드백하며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객에 대응하는 담당자들도 지치지 않기 위해 자기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한정적인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최대한 많은 에너지와 힘으로 고객을 대하기 위해 불철주야 고군분투하고 있다. 때문에 제2, 제3의 ‘구닥’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추억 소환! 사용자도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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