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특히 콘텐츠(게임)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장의 확보’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해외진출이다. 하지만 경험자나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철저한 현지화 준비와 신뢰 없이는 어렵다고. 모노라마(Monorama)는 중동 및 중남미 신흥시장 진출 플랫폼 업체로서 국내 모바일 게임과 드라마를 신흥시장에 유통, 배급하고 있다. 과연 모노라마가 그려가는 신흥시장 진출 스토리는 어떨지 들어봤다.

모노라마의 김창호 대표는 사실 지난 해 12월에 인터뷰 섭외를 시도했었다. 연말연시라 예상은 했다. 사업을 하다보면 만날 사람도, 챙겨야 할 사람도 많고, 새해 업무 구상과 함께 회사 경영도 신경을 써야 하니, 몸이 열 개라도 정신이 없었을 터다. 그렇게 다음을 기약하고 다시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에게, 꼭 중동과 중남미 진출에 대한 노하우와 계약 체결에 대한 비법(?)을 <Mobile Insight>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었던 간절함 때문이었을까.

휴대폰에서 몇 번의 신호음이 들렸을 때, 그렇게 다시 그와 전화연락이 닿았다. 그는 매우 바쁘고 정신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흔쾌히 인터뷰를 승낙해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김 대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무슨 일이 있어서 그렇게 바빴냐”고.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중남미와 함께 중동 시장에도 진출을 위해 정신이 없었어요. 그 시작점이 아마도 쿠웨이트가 될 것 같아요. 요즘 알마쿠아르 그룹(Almaqwar Group)과 함께 그 그룹의 해외 지사와도 협업해 국내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유통채널 확보와 인허가 문제를 처리 중에 있어요. 쇼핑몰은 현재 개발이 완료된 상태고, 다만 운영에 대한 전략과 방법을 현지 관계자와 논의 중에 있습니다.”

▲알마쿠아르 그룹 압둘 하디 회장과 면담 중인 김창호 대표

모노라마와 손잡은 알마쿠아르 그룹은 쿠웨이트가 가장 신뢰하는 기업으로도 선정됐으며, 건설과 무역을 주력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터여서 모노라마 입장에서는 최상의 협업 파트너인 셈이다.

모노라마가 중동과 중남미로 처음부터 눈을 돌린 이유는 물론 신흥시장 진출과 비즈니스 기회 창출이라는 이유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국의 사드 사태 이후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진출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현지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종교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모노라마는 이 ‘신뢰’라는 두 글자를 위해 약 3년 가까이 중동시장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또한 현지 정보 부족과 판로개척 또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중동의 대부분의 국가가 에이전트 제도를 갖고 있어 역량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에이전트를 섭외하는 부분도 현지에서는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다.

“국적을 불문하고 서로 믿고, 친구가 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을 함께 하기까지는 더욱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지요. 그 전제가 ‘사업’과 ‘이윤’이라면 더욱 그렇고요. 단순이 이벤트(Event)성 행사에 참석하고, 이메일과 전화를 주고받는 수준에서는 신뢰를 형성하기에는 부족하고 더욱이 성과를 내기도 힘듭니다. 저는 중동에 출장을 갈 때마다 장기간 체류하면서 현지인들과 교류하는 것은 물론, 각종 미팅에 참석하고 사적인 시간들을 그들과 공유하면서 ‘내가 여기서 당신들과 같이할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랍 스타트업에 참가했던 김창호 모노라마 대표

▲모노라마는 자체 개발한 게임 외에도 다양한 국내 모바일 게임을 중남미에 배급 중에 있으며, ‘아이리스’ 등 국내 드라마의 브라질 독점 판권도 보유하고 있다.(자료 = 모노라마)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창호 대표는 틈날 때마다 중동의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필자가 현지인 입장이라도 내 나라에 대해 이해도가 높고, 대화가 가능한 사람에게 신뢰가 적금처럼 쌓이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마침 이러한 노력 끝에 알마쿠아르 그룹과 계약을 맺었던 것이다.

그는 “중동의 특성상 현지 정보를, 특히 정량화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면서 “최대한 해당 조직의 아랍인 의사결정권자와 가까워지고 이들로부터 정보를 득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냥 얻을 수 있는 신뢰와 계약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에는 모노라마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언제든 남미와 소통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개발자 전원이 ‘Full Stack’ 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구성원들의 해외시장 경험과 영어 소통 능력이야 말로 모노라마만의 핵심 경쟁력이다.

김 대표는 2015년 처음 모노라마를 설립,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그 바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먼저 상생하고자 하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여건이 어려운 업체 간에 서로 돕고 성공하자는 상생의 마음, 각자의 이익보다는 함께 일하는 공동체로서의 이익을 우선 생각하고 희생해주시는 협력사의 배려심이 있어 짧지만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순간순간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모두의 강한 의지가 느리게나마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떠올렸다.

그는 또 “이미 성숙되어 있는 시장에 우리가 도전한다는 것과 남들이 하지 않는 시장에 도전하는 것 중 후자에 비중을 두고 지금의 신흥시장 진출을 위한 플랫폼 업체로 첫 발을 뗐다”면서 “누구나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라겠지만, 혼자 이룰 수 있는 건 없다.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파이를 함께 키워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틈날 때마다 직원들과 함께 소소한 점심으로 단합하며 미래를 다지고 있다.

모노라마는 중동 등 신흥시장 내 게임사업 육성에 필요한 인재양성에도 관심이 높다. 김 대표는 “우리가 진출하고자하는 중동에는 게임 소비자만 있고, 게임 생산자는 거의 없다”며 “현지 지원 없이 한국의 지원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때문에 중동 내에서 게임과 같은 신규 콘텐츠 사업을 육성하려는 기관과 협업해 인재양성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MOIBA와 같은 기관과 함께 추진할 예정이며, 무엇보다 중동의 게임사업에 대한 이해부족이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며 “복잡하고 힘든 게임관련 엔지니어링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가 적다. 또한 현지에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측 강사도 부족하기 때문에, 반대로 중동의 교육수강자가 국내서 교육받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는 투자 대비 뚜렷한 실적은 나오지 않고 있다. 매출도 크게 기대만큼 일고 있지 않다. 지자체와 관급 기관에서 추진하는 각종 지원사업을 통해 회사 경비와 R&D 자금을 충당하고 있지만, 결국 그는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홀로서기’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을 부분이 아닐까.

그에게 마지막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분께 한 마디를 구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고 하면 뭔가 대단한 역량을 갖춘 이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남들보다 뛰어난 역량을 갖췄다고도 여기지 않는다”고 손사래 치며 “최근, 기술의 발달로 번역도 지원되고 그만큼 소통도 쉬워졌다. 생소한 시장이라는, 어색한 언어라는 장벽을 두려워 말고, 일단 도전해보시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모노라마의 색깔이 어떻게 입혀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 모노라마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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