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은 단순히 킬링타임용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남자가 있다. 웹툰이야 말로 삶의 철학과 노하우, 애환이 모두 담겨 있는 인생사의 축소판이라는 것이다. 웹툰을 즐기다 보면, 우리가 평소 깨닫지 못했던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고, 느낄 수 있기에 이것이야 말로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유익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바로 단비커뮤니케이션(이하 단비컴즈)의 송순규 대표의 말이다.

2014년에 설립된 ‘단비컴즈’는 기획과 제작이 완료된 웹툰 콘텐츠를 레진코믹스를 비롯해 탑툰, 원스토어 등에 배포 및 서비스하는 웹툰 전문 제작 유통 기업이다. 대표작으로 ‘널 바라보며’, ‘S플레이어’, ‘똥군기 노예선배’, ‘어둠의 자식들’ 등이 있다. 단비컴즈는 2000년 유머사이트 ‘푸하’가 전신으로, 송순규 대표가 98년 PC 통신 천리안에서 스타유머 작가가 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유머’ 콘텐츠를 사업화에 접목하면서 ‘푸하닷컴’을 개설했고, 텍스트 중심의 유머만을 엄선해 무선인터넷으로 서비스하고 영화와 드라마, 예능, 광고 등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모델로 삼았다. 지금으로 말하면 OSMU(One-Source Multi-Use, 원소스 멀티유즈)였던 셈.

카카오에 연재 중인 ‘어둠의 자식들’ 웹툰(제공 : 단비컴즈)

“실제로 동갑내기 과외하기 영화도 이런 과정을 통해 영화화된 것이고, 당시 SKT나 KTF 등 이통사에 유머, 연예, 심리, 꿈해몽, 만화 등 무선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기획, 유통했습니다. 스포츠 신문에 만화 집단 연재와 벨소리, 컬러링, 휴대폰 배경화면 등도 기획 제작했습니다. 4~5년 전까지만 해도 웹툰을 이용한 바이럴 마케팅 콘텐츠를 기획해 검지넷과 막도감 등 만화 웹사이트를 운영 및 대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디지털 콘텐츠와 연이 닿은 송 대표는 98년 당시 ‘디지털 크리에이터’라는 직함을 팠다. 당시만 해도 상당히 생소했던 전문 영역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콘텐츠 사업이 올해로 벌써 20년째다. 그렇게 디지털 콘텐츠라는 외길을 걸어온 그는 이제 웹툰 전문화 영역으로 길을 이어오고 있다. 이제 웹툰도 분업화, 전문화, 시스템화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직 웹툰 제작 환경은 7~80년대와 다르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도 만화를 1인이 제작하고, 모든 IP를 1인이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음악만 봐도 작사, 작곡, 안무, 실연, 싱어 등 모두 체계화, 분업화, 전문화되어 있지 않습니까? 웹툰도 각기 스토리나 배경, 칼라 등 전문화된 영역에서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인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면 산업으로 발전하기에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봅니다.”

웹툰이든 웹소설이든 많은 독자가 관심을 가져야 하고, 폭발적인 수요가 일어야 한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1인 제작환경에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나아가 결국 웹툰 산업이 몰락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송 대표의 말이다. 때문에 웹툰이란 콘텐츠를 OSMU로 확대해 시장을 키우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해야 하고, 그 바탕으로 각기 제작 세분화를 진행하되, 웹툰 PD가 기획하고 조율하는 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단비컴즈의 ‘바람의 기억’ 웹툰(제공 : 단비컴즈)

“이렇게 되면 각기 전문 영역을 확대할 수 있고, 퀄리티도 높일 수 있습니다. 오랜 만화계의 문제로 ‘기획력’을 꼽는 이가 많습니다. 앞으로는 새로운 디바이스에도 적응해야 하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면 안 됩니다. 요즘 VR이 대세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VR 기술에 맞는 웹툰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비에서는 웹툰 PD 아마데미의 설립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상 일이 모두 생각대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열정페이만 있는 것이 아니죠. 열정창업도 있습니다. 힘들게 고생만하고 큰 수입도 되지 않으면서 대박의 확률이 낮고, 쪽박의 확률이 큰 이 업을 20년 넘게 하고 있는 건 아무래도 이 일을 좋아하고 천업으로 생각하기 때문 아닐까요? 지금 이 시기가 모두 모여 훗날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행히도 만화라는 콘텐츠와 업종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비컴즈는 향후 동남아시아 국가(태국, 베트남, 대만, 필리핀 등)를 대상으로 생활 웹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조금씩 가시권에 다다르고 있다. 차기작은 웹드라마까지 타깃화한 작품을 기획 중이다. 이미 영상 제작업체와 협의 중이다. 장르는 ‘로맨스 코미디’로 결정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처럼 앞으로도 웹툰을 많이 사랑해 달라”며 “웹툰을 통해 하루의 피곤을 잠시 잊고, 또 웃을 수 있다면 저 역시도 기쁠 것이기에,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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