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즐겁게,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자는 모토로 캐릭터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이니브.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 기반 콘텐츠부터 라이선싱,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콘텐츠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아시아계 캐릭터로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으며, 언어별 소셜네트워크 운영으로 무려 140만 이상의 글로벌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2006년 창업, 강산이 한 번 변할 정도의 오랜 세월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올곧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양주일 대표에게 들어봤다.

플래티니는 오늘 느낀 대표적인 감정을 행성의 색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물론 간단한 텍스트나 사진, 동영상, 날씨도 남길 수 있으며, 특별한 날 지정도 가능하다. 일기를 쓰지 못한 날이 있어도 밀려드는 것에 대한 부담을 지울 수 있으며, 다양한 화면보기를 지원한다.(자료 : 퍼니이브)

하루하루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 그 안에서 소중했던 하루를 정리하고 싶은 생각은 누구나 굴뚝같다. 하지만, 바쁘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일기장을 펼쳐 필기구를 손에 쥐고 한줄 한줄 써내려가기가 쉽지 않다. 일기, 혹은 일기장의 가치를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일기장을 부여잡고 펜을 쥐기에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자칫 잊혀 질 수 있는 소중한 하루를 좀 더 손쉽게 기록할 수는 없는 것일까? 굳이 글로 나열해 나의 감정과 상태를 기록해야만 하는 것일까? 문자보다 이모티콘이 더 익숙한 세대, 그들에게 일기란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

이모티콘으로 쓰는 ‘플래티니’ 앱은 이러한 현대적인 고민에서 출발했다. ‘나의 하루가 모여 우주가 된다’는 슬로건과 함께 귀찮아서 시간이 없어서 일기를 쓰지 못하는 사람, 하루를 보다 특별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 이모티콘 감정표현에 더 익숙한 사람, 공개된 SNS에 솔직한 감정표현을 어려워하는 사람을 위해 개발했다. 지난 2018년 5월에 국내 첫 상용화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최대 5개의 사진과 동영상 첨부가 가능하도록 기능을 업데이트해 보다 사실적이고 풍부한 기록에 무게를 뒀다. 여기에 투명도 조절은 보너스다. 평점은 4.4, 대부분의 리뷰도 “간편하고 간단해서 유용하다”는 이야기를 주를 이룰 정도로, 개발의 기획의도는 정확했다. 자신의 감정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에 더 익숙한 10~20대에게 적합했다. 글에 대한 부담을 완화한 것도 적중했다. 보다 ‘시간이 없어 일기를 쓰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쉽게 쓰는 일기로 포지셔닝’한 것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앞으로 제휴작가의 이모티콘 다양화로 더욱 많은 충분조건을 메울 생각이다.

양주일 대표의 답변도 톡톡 튀는 듯 재미있다. “퍼니이브는 ‘재미있는 엄마’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eve’가 태초의 어머니라는 점에서 ‘엄마’의 이미지를 도출했지요. 저는 1세대 웹투니스트, 전공은 IT, 쉽게 말해 문과와 이과를 아우르지만 경계가 모호한 사람입니다. 때론 이런 감각과 경험이 양쪽을 쉽게 왕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웃음).”

이어 양주일 대표는 플래티니에 대한 탄생비화와 컨셉트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누구나 일기쓰기의 가치는 잘 알면서도, 꾸준히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죠. 저 또한 자주 일기 쓰기를 도전하지만 매번 이어나가질 못했고요. 그래서 재미있고 빠르게 쓸 수 있는 일기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극히 프라이버시한 일기장에 감정을 나누는 소셜 기능을 추가한 궁극적인 이유는 ‘당신만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힘내라고,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격려를 하기 위함입니다. 현재 버전에서는 이러한 힐링 효과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퍼니이브만의 핵심 경쟁력인 퍼니이브 임직원들이 하루하루 열과 성을 다해 캐릭터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사진 : 퍼니이브)

마침 생각이 났다. 2006년에 설립해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온 퍼니이브.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에게 “올해까지 혁신성장을 이어오고 있는데, 그 비결이 무엇이냐?”며 우문(愚問)을 던졌다. “사실 심각한 고비가 여러 번 있었어요. 그러다가 2013년도 이후부터 훌륭한 인재들이 이곳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반드시 성공하자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게는 큰 행운이었어요. 그 때부터 유의미한 성과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비즈니스는 아이템과 자본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늘 배우고 있습니다.”

양주일 대표는 원래 영화감독이 꿈이었단다. 그런데 영화는 혼자 제작할 수는 없다. 제작비도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콘텐츠 기반 비즈니스는 혼자서도 우선 첫 발을 내딛을 수가 있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다는 얘기지만, 일단 부딪쳤다. 그때부터 시행착오는 시작됐다고 한다. 그의 쓴 웃음에 ‘매번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그간 얼마나 고단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캐릭터의 세계가 볼수록 오묘하고 심오했다고 한다. 아주 작게 잡아도 약 100조를 뛰어넘는 글로벌 캐릭터 시장이지만, 단순히 실력만 갖췄다고 통하지는 않을 터. 그는 캐릭터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나서야 시장을 몸소 깨우치게 됐다며 아직 공부하고 배울 게 많다고 겸손해 했다. 그러면서 “내게는 신앙이 있다. 신앙을 믿고, 모든 일을 다시 처음부터 점검해 본다. 선택과 집중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

퍼니이브의 주요 캐릭터 중 하나인 ‘휴대폰 소녀, 밈’. 2014 SPP Character 상을 수상했다.(자료 : 퍼니이브)

플래티니 못지않게 ‘휴대폰 소녀, 밈’ 캐릭터 비즈니스도 주요 사업군이다. 2014년 SPP 캐릭터 수상을 계기로 다양한 라이선싱 쇼 출품과 모바일 이모티콘 상품화 등 퍼니이브 입장에서는 효녀 역할을 든든히 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라인, 카카오톡 등 모바일 상에서도 인기 캐릭터로 자리매김 중이다. 여기서 퍼니이브의 주요 마케팅 전략을 알 수 있다. 뉴미디어를 적극 이용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웹툰을, 그 다음으로는 이모티콘을 적극 활용했죠. 둘의 공통점은 대중이 정말 손 쉽게(정확히 말하자면, 거의 공짜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점이 빠르게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원동력입니다. 그래서 웹툰과 이모티콘 모두 태동기 때 진입해 퍼스트 무버로서 선점 효과를 누렸습니다. 향후에는 저희 스스로가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어 좀 더 큰 영향력을 가지려는 것이 목표입니다.”

판다독과 친구들 역시 네이버 공식 웹툰 연재작으로, 1,000편 이상의 현실 공감 에피소드로 누적 조회 수 4억 뷰 이상을 기록했다. 양 대표는 “첫 연재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독자들이 지금은 20대가 됐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분들은 이제 30대”라며, “이처럼 캐릭터 팬덤의 연령대가 넓어지는 것은 큰 자산이다. 이에 힘입어 올해 판다독 웹툰의 리부트가 예정돼 있다. 올드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인 동시에, 새로운 팬을 만나기 위한 좋은 콘텐츠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양주일 대표에게 퍼니이브만의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새로운 일에 당장이라도 도전할 수 있는 우리 팀”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부분의 비즈니스 세계는 첨단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정말 빠르게 변화한다. 따라서 그에 맞춰 유연한 대응력과 진화력도 두루 갖춰야 한다. 양주일 대표는 “사람은 누구나 특정 일에 익숙하면 안주하고 싶은 게 본능”이라고 지적하며 “하지만 우리 팀은 다르다. 수년을 이어온 프로젝트라도 ‘이건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흔들고 바꾸거나 버릴 수 있는 과감성과 추진력을 갖춘 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뷰 섭외 당시 “최근 여러 경로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느라 정신이 없다”면서 “만나야 할 사람도, 준비해야 할 서류도 많지만 우선 현재에 충실하려 한다”며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아직 내가 갈 길이 먼데 누군가에게 조언하기는 이른 입장이지만, 짧게 말씀드리면 글로벌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라고 생각한다”면서 “바꿔 생각하면 쉽다. 그렇게 하다보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모두 힘내시라고 전했다.

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역시 10년 이상을 이어온 기업은 순간순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수 많은 지혜를 짜냈고, 행동으로 보여줬구나, 그리고 이것이 앞으로 10년을 더 달릴 수 있게 하는 원동력과 자산이 되는 구나 하고 느꼈다. 그의 회사에 인재가 모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내부고객이 만족하고 힘을 내는데, 어찌 외부고객이 그냥 지나칠 수가 있으리오. 퍼니이브의 앞으로의 10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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