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5G의 상용화로 국가와 국가 간의 콘텐츠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해외의 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가도 늘고 있으며, 반대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와 시장 등을 알지 못하고서는 쉽지 않다. 협업과 기업과의 연대도 고려해야 한다. 인력도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시장 진출 시 잊지 말고 챙겨야 할 점, 현지에 진출했을 때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박성호 LG전자 책임 / 팟캐스트 디지털히어로즈 운영자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생겨난 이래 무수한 스타트업이 태어났다. 세상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을 표방하며 선보인 많은 스타트업들은 어떤 기업은 독자의 힘만으로도 성공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인수되기도 하며,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 가기도 한다. 이러한 흥망성쇠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초기에 세상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음에도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실패하면서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정 단계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성장을 꿈꾸는 스타트업이라면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반드시 고려해 보아야 한다. 물론 국내 시장만으로도 엄청난 성공을 이루는 스타트업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업체들도 어느 순간 성장의 정체에 부딪혀 비즈니스의 확장이나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고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언어의 장벽, 인적 네트워크의 부족을 비롯하여 해외 진출을 망설이게 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 이 짧은 글에 모든 것을 언급할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국내외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 시도를 바라보면서 느낀 몇 가지 챙겨야할 그리고 주의해야 할 요소들을 살펴보았다.

스타트업 해외 진출 추진 현황 : 2018 대한민국 글로벌 창업백서 발췌

보다 명확한 해외 진출의 목표 갖기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자신의 제품/서비스에 확신을 가지고 있고, 이 제품은 해외 시장에서도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거대한 글로벌 시장의 규모를 의식해서인지 누군가는 나의 제품/서비스를 소화해 줄 것이고 이는 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진 경우도 있었다. 자신감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진출할 국가, 예상수요 등 목표를 뚜렷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

나라별로 인구의 연령대 구성, 선호하는 제품/서비스에 대한 니즈,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성에는 모두 편차가 있다. 우리의 제품이 진출했을 때 실질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장이 어디인지부터 냉정한 고민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초기 사업을 검토할 때 국내를 중심으로 이러한 조사를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외 시장이 국내와 다르다는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 대한 조사 부족은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을 얻지 못하게 되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초기에 순차적으로 진출할 국가와 시점에 대한 목표를 수립하는 것은 각 국가에 맞는 여러 가지 준비 요소들을 챙기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인적 네트워크의 구축 활성화

우리가 속칭 말하는 인맥, 인적 네트워크는 해외진출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사실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고자 하는 시장의 문화, 환경을 이해하고 있고, 언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는 현지의 인원을 충원하거나 파견하는 것은 시장을 공략하는데 있어 챙길 필요가 있다. 대표가 현지에 지속적으로 있을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실질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현지에서 머물면서 시장 정보 파악, 현지 네트워크 확보, 제품 홍보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인원의 확보는 해외 진출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다. 해당 인원을 뽑기만 한다고 이러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충분히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며, 원격으로라도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호 간에 업무의 방향성과 상황 이해를 동기화해 나가야 한다. 간혹 아예 국내, 해외를 동시 진출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모든 스타트업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므로 이 부분은 비즈니스 모델, 재무상태, 인적 구성 등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특허와 규제

최근 중국 내 자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은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면서 이 부분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보통 중국업체들이 글로벌 진출을 하기 어려워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특허와 규제 이슈이다.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에 특허 분쟁의 소지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한국 내에서 특허를 받았더라도 해당 국가 자국 내 특허와 중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슈가 있다면 회피 방법을 찾거나 진출할 시장을 변경하는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

초기에 특허보다 더 많이 놓치는 것이 규제 부분이다. 친환경, 분쟁광물, KC/FCC/CE/UL, 보안 인증 등 제품/서비스에 따라 각 나라에 진입하기 위한 규제들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많은 중국업체들이 자국 내 시장 유통을 위해 국가 인증인 CCC정도만 취득하고 있어 글로벌 규제에 취약하다. 이러한 규제의 존재를 너무 늦게 알게 될 경우 진출 시기가 지연되거나 아예 진출 자체가 불가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에 확인하여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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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유통을 위한 협업 체계

스타트업 해외 진출 초기에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 중 하나가 물류와 유통이다.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에 제품과 서비스를 원활하게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현지 사정에 익숙한 누군가에게 가이드를 받거나, 현지의 협력할만한 업체를 발굴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특히 실 제품을 다루는 스타트업의 경우 무역에 있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최근 무역분쟁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무역분쟁이 늘면서 상호 수출에 있어 사전 수출허가를 받아야 한다거나 관세 장벽에 노출된다거나 하는 이슈가 발생할 여지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스타트업이더라도 중국에서 생산하여 미국 등으로 판매를 할 경우 관세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전략물자 이슈와 원산지 증명 등 수출하고자 하는 국가별로 요구하는 증빙이 다르므로 미리 파악하여 이 부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에 제품과 서비스를 유통하는 방법에 대한 숙고도 필요하다. B2B, B2C, B2E 등의 소비층에 따른 접근 방법이 다를 것이고, 일반 소비자 대상인 경우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타매장 내 입점, 인터넷쇼핑 등 어느 유통 경로를 통해 제품을 노출시키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느냐에 따라 진출 성공여부와 사업의 규모가 갈릴 수 있다. 유통의 방향을 수립하고 관계되는 업체들과 신뢰 관계를 확보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일 이때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인력이 확보되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하다.

현지에 맞는 홍보 계획

많은 스타트업들이 해외 진출을 위한 초기 홍보 방법으로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같은 크라우드 펀딩을 선호하고 있다. 시장의 수용성을 미리 살펴볼 수 있고, 펀딩이 성공할 경우 뉴스화하여 홍보 효과를 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크라우드 펀딩의 어두운 면이 많이 부각된 면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투자 대비 효과성 때문에 제품/서비스를 최초로 공개하는 장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을 했더라도 시장의 고객들에게 나의 제품은 매일 인터넷과 TV에서 쏟아지는 다수의 품목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 아예 인지 자체를 못할 수도 있다. 현지의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홍보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 해외 진출을 시도했던 스타트업들은 지속적인 홍보가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언급하고 있으며 시장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도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경험을 축적할 것을 강조한다.

지금까지 몇 가지 항목을 이야기했지만 이것이 해외 진출을 위해 준비해야 할 전부는 아닐 것이다. 자본, 인적 구성,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동안 여러 업체들을 만나면서 느낀 스타트업들이 해외 진출을 위해 고민하고 준비했으면 하는 최소한의 사항들을 적어보았다. 지면의 한계로 간단하게 항목 위주로 정리했지만 해외 진출을 통하여 스타트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빠른 성장과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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