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자사의 역량만으로는 새로운 고객가치의 창출은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제4차 산업혁명의 거센 물결로 한 우물만 파고 있으면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고사(枯死)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이제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을 이어주는 초연결 시대를 맞았다.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의 플랫폼이 하나로 연결, 통합되는 혁신의 홍수는 오픈이노베이션이 최적의 대안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에, 애플과 구글, KDDI 사례를 통해 오픈이노베이션의 전략과 추구, 성과, 그리고 그 테두리를 이루는 개발자와 스타트업 간의 윈-윈 사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과연 무엇인가. 대부분의 기업이 내부에서 진행하던 연구개발은 폐쇄형 혁신이다. 반명,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나 기술을 외부에서 가져오고, 이를 내부 자원과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개방된 혁신을 일컫는다.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참여 기업이나 인재 모두의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리고 서로의 강점만을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오픈이노베이션은 최근 갑자가 부상한 키워드가 아니다. 이미 10여 년 전에도 외로이 시대를 지켜왔다. 그러나 앞서 잠시 언급했듯 기술의 혁신과 융합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제4차 산업혁명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더욱 탄력을 받았다. 오픈이노베이션을 체계적으로 도입해 성과를 이룬 글로벌 기업을 보면,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과는 그대로 시장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나 기업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 서비스에 효과적이고, 기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효율적으로 실현시킨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을 꼽자면 바로 애플과 구글이다. 이 두 기업은 최근까지도 오픈이노베이션에 가장 적극적이며, 지속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전방위 투자까지도 아끼지 않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기업 간 협업은 물론 다양한 여건 조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무엇보다 특정 문제가 발생했을 시 이에 대한 해결속도도 빠르다는 점도 두 기업을 사로잡은 이유가 된다.

애플, ‘Business Ecosystem’ 표방… 상생, 공생 전략으로 개발자 유입

애플 앱스토어(이미지 :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은 줄곧 ‘Business Ecosystem’을 표방하며 기업 간의 협력과 상생, 공생을 강조하고 있다. 즉, 애플과 개발자, 콘텐츠 기업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추구했다. 이 길을 위해 애플은 아이폰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애플은 당초 아이폰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구현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나갔다. 마침내 아이튠즈와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을 구축했고, 콘텐츠 업계와 소프트웨어 업계가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사업자인 애플은 소프트웨어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오래도록 사용자의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기 위해 앱스토어를 개방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을 외부에 공개했고, 그 결과 다양한 콘텐츠 기업과의 협력적인 수익 배분을 이루면서 갈수록 콘텐츠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었다. 애플은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에서 외부개발자가, 자기가 만든 디지털 콘텐츠를 직접 고객에게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방식을 구체화하면서 혁신을 추구했다. 마침내 애플은 수많은 콘텐츠 제작업체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와 함께 아이폰 생태계를 구축했고, 지속가능한 성장모델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애플은 이뿐만 아니라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SAP와 기업 고객에 혁신적인 모바일 비즈니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 이어오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네이티브 앱과 SAP 플랫폼의 첨단 기능을 통합한다는 취지다. 애플은 이처럼 혁신적이면서 보안이 뛰어난 iOS를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의 전문성과 융합해 기업 시장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하도록 하는 데도 혁신을 이뤄가고 있다.

애플의 아이팟의 컨셉트도 사실은 애플 내부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바로 토니 파덱(Tony Fadell)이라는 외부인에게서 나왔다. 처음 토니 파덱은 이 아이디어를 애플이 아닌 리얼네트웍스라는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 업체를 찾아가 건넸다. 그러나 그는 “이런 아이디어는 처음 듣는다”며 거절 당하자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다음으로 애플을 찾아간 그는 아이팟에 대해 제안하자 애플은 그의 제안을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6개월의 시간이 지나 그의 아이디어는 혁신의 대명사인 아이팟을 탄생하게 했다. 기존 사고의 틀을 완전히 깨고, 새로운 안목으로 제품과 서비스, 시장을 바라보고, 판단했기에 가능했던 결과였다. 즉, 기존 전략을 틀을 깬 것이 커다란 성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구글, 미래먹거리 위한 연구 및 자료수집 개방… 혁신적인 아이디어 수집 앞장

구글 X Lab(이미지 : https://x.company/projects/)

구글은 당초부터 창업문화가 발달된 조직이었다. 창업 초기 검색 사이트에서의 광고수익을 주 수익모델로 타깃팅화한 후 지속적인 이노베이션을 통해 성장동력과 시장을 외부에서 찾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구글 X Lab은 세계의 어려운 문제를 시간을 갖고 연구하기 위해 설립한 연구소다. 트렌드가 빠른 IT 업계에서 향후 길게는 10년, 그 이상까지 시장을 바라보고 구글의 생존을 의식한 장기적인 제품개발과 서비스 구축, 차세대 기술 집약 등을 담당하고 있다. X Lab은 웹 플랫폼 Solve for X를 통해 다양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수집해 이러한 연구에 반영하고 있다. 즉,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의 지식을 한 곳으로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 벤처스를 통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게 투자 및 조언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은 물론 유망 기업의 인수 및 합병으로 구글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구글은 이처럼 유망전도한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함으로써 그들과 함께 시장을 넓히고, 건강한 IT 생태계 구축을 이어가며 미래먹거리까지 확보하는 틀을 마련했다. 이는 구글과 함께한 스타트업에도 커다란 강점이었다. 구글이 깔아놓은 플랫폼을 지랫대 삼아 자신들의 꿈과 혁신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익의 다변화도 이뤄나갔다.

구글의 이러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추구한 결과, Solve for X는 전 세계 다양한 전문가 및 기업가, 혹은 웹 플랫폼을 통해 사회적 과제의 이슈와 해결법 등을 수집해 나가고 있으며, TED와 유사한 방식의 프레젠테이션의 장을 마련해 정보를 나누고 있다. X Lab은 Solve for X에서 수집된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연구주제를 결정, 사업화를 추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구글 벤처스는 성과 중심의 벤처 투자와 육성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마침내 구글은 구글 글래스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룬 등 많은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구글 벤처스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신규 투자와 자금회수를 이어오고 있다. 구글만의 오픈이노베이션 DNA가 다양한 영역의 동기를 자극, 새로운 아이디어를 획득함으로써 이를 성과로 이어가는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KDDI, 지속적인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체계 공고… 자사의 부족한 기술과 노하우, 콘텐츠 획득 통로 삼아


일본의 KDDI도 오픈이노베이션의 사례로 꼽을 만하다. 모바일 인터넷 보급으로 가상이동망사업자(MVNO) 등장 등 타 업종의 휴대폰 시장 진입에 따른 경쟁이 이어지자, KDDI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자사의 부족한 기술과 노하우, 콘텐츠 등을 획득하는 방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KDDI∞Labo 및 KDDI 오픈이노베이션 펀드, 기업 단계별 벤처지원 제도, 대기업과 벤처기업 간 연계 등 외부협력체제를 구축했다. KDDI∞Labo의 경우 다양한 모바일 관련 기술개발 환경제공과 사내외 멘토링, KDDI 자산을 활용한 영업 및 경영지원을 제공한다. KDDI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는 성장의 상승곡선을 타는 초기 스타트업에 마이너리티 출자를 한다. 투자영역으로는 1호(e커머스, 게임, 미디어)와 2호(IoT, AR/VR 등)으로 구분하며, 30개 이상 자국 및 해외기업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KDDI의 전략 및 장기적인 비전이 보이는 기업의 경우 본사에서 적극 출자 및 인수합병도 추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환하고 있다.

KDDI는 파트너 기업 연합 프로그램을 통한 비즈니스 매칭 사례를 통해 기업내부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 각 부서에 제안서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파트너 기업 역시 KDDI와 함께 시장진입과 정착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업무지원과 멘토링을 받기에 동반성장의 기회가 된다. 무엇보다 KDDI 내부 의사결정 및 연구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기업과의 소통과 연구과제 공유, 경영진의 시장 이해와 업무추진 프로세스 환경 개선,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 함께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저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시작 환경과 추진 과정은 달랐다. 하지만 성공요인은 동일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오픈이노베이션과 관련한 보고서를 통해 ▲전략과 비전 등 조직구조상의 요소 ▲외부와 협력하기 위한 조직의 오퍼레이션 ▲문화 및 풍토와 같은 내면적 요소 등을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오픈이노베이션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외부 협력처의 모색을 위한 독자적인 네트워크 구축 및 전문적인 외부 중개업자 활용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이를 추진한 기업도, 함께 협력한 파트너사도 모두가 윈-윈하여 다양한 혁신과 전략을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나아가 더욱 유연하고 탄력적인 조직문화도 필수다. 이 모든 것이 맞물렸을 때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체질개선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위 애플과 구글, KDDI 사례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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