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해킹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랜섬웨어. 전 세계 150개 국에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이 이뤄졌고, 집계된 공식 피해만 무려 20만 건에 육박했다. 문제는, 이 랜섬웨어가 바이러스 팝업 하단에 돈을 입금하라는 메시지를 띄웠다는 점이다. 초기 복구 비용으로 특정 금액을 입금하면 데이터를 돌려주고, 기한 내 송금하지 않을 경우 몸값이 더 오른다고 사용자를 협박한다. 말 그대로 인질의 몸값을 높이는 것과 같다. 또 하나 특이한 사항이 이것을 돈이 아니라 비트코인으로 달라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대체 무엇이고, 어떠한 거래 매커니즘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아직까지 우리에겐 그리 익숙하지 않은 전자 화폐인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일본의 신원불명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일종의 가상화폐다. 단말기나 비트코인 ATM을 통해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꾼 뒤 음식점이나 카페 등 결제가 필요한 곳에 어디서든 현금 대신 활용할 수 있다. 돈을 송금할 상대방의 QR코드를 스캔한 뒤 특정 금액을 입력해서 송금하면 결제는 완료된다. 비트코인은 다시 환전소나 ATM기를 통해 현금으로 바꿀 수도 있어 유용하다.

비트코인은 한 마디로 무신뢰 금융시스템을 표방한다. 유럽에서는 비트코인을 더 신뢰하는 경향도 나타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전 세계 어디서나 환전없이 사용 가능할뿐더러,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 점이다. 개인대 개인, 즉 P2P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없다.

지난 5월 25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이날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자료 : 비티씨코리아닷컴).

환전 수수료도 없고, 일종의 화폐이기 때문에 시세도 존재한다. 지난 5월 15일, 랜섬웨어 공격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개당 비트코인은 1,807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그보다 전인 3월초에는 금값을 뛰어 넘기도 했다는 것이 서방 현지의 이야기다.

비트코인은 계좌를 개설할 때 아이디와 비밀번호 외에는 별 다른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익명성 때문에 해커나 지하경제에서 많이 활용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지하경제를 키운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거래기록이 분산되기 때문에 금융기관 중심으로 거래내역을 수사해야 하는 기존 수사 방식으로는 추적도 쉽지 않다.

한편,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연구소 관계자는 정부 및 중앙 은행의 규제와 보안 문제를 꼽으며 “현재의 비트코인의 열풍을 과거 네덜란드 튤립 투기와 같은 일종의 버블이 될 것”이라며 “해킹 때문에 한 차례 이슈가 됐지만 새로운 화폐를 갈망하는 일종의 호기심도 작용했다”며 비트코인 자체도 해킹으로 도난 되는 사례가 많이 전망을 낙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현금 없는 사회가 각광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상 최악의 사이버 테러와 지하경제라는 암울한 두 그림자가 자리하고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앞으로는 사이버 테러를 당할 경우 비트코인을 할 줄 몰라서 입금 못한 사실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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