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커머스가 이슈가 되고 있다. 직접 입어보지 않아도, 굳이 시간 내어 방문하지 않아도 기대 이상으로 쇼핑이 가능한 세상이 오고 있다. 이처럼 증강/가상현실은 쇼핑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다. 가상현실 커머스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그리고 과연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1. 모처럼 시간을 쪼개 시내 중심의 유명 백화점에 쇼핑을 나간 A양.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가 한 스마트 미러(Mirror)에서 주춤거렸다. 그러자 매장 직원이 다가와 귀띔한다. “이건 거울이 아니에요. 여기서 가상으로 옷을 입어볼 수 있어요.” 그러더니 A양에게 마음에 드는 옷을 하나 골라보라고 한다. 그러자 그 옷을 걸친 자신이 스마트 미러에 비친다. 입이 쫙 벌어진 A양. 그러자 매장 직원이 또 속삭인다. “여기 QR코드 보이시죠? 여기에 스마트폰으로 스캔해보세요. 고객님의 메신저나 메일로 사진을 받아보실 수 있을 거예요.” 바로 구입하지는 않았지만, 그 메일로 오늘 입어봤던 옷의 할인 쿠폰이 도착했다. 결국 A양은 돌아오는 일요일에 그 옷을 구입하러 다시 방문할 생각이다.

#2. 서울에 사는 B군. 동생의 전셋집 때문에 고민이 많다. 돈도 돈이지만, 도통 야근이 계속되는 터라 짬을 낼 수가 없다. 이때 동료부터 한 부동산 전문가를 소개 받는다. “이제는 VR 헤드셋 하나만 있으면 안방에서도 그 집을 방문해서 내 집처럼 360도 둘러볼 수 있어요.” 전문가가 빌려준 HTC 바이브 헤드셋으로 구하고 싶은 집을 편하게 둘러본 B군. 시간을 내서 직접 가지 않았지만 충분히 둘러봤고, 결론은 ‘괜찮다’였다. B군도 그렇고 부동산 업자도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증강현실 기반의 쇼핑 플랫폼 씨매진 캡처화면(자료 : 씨매진)

이제는 집에서 증강/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바로바로 물건을 확인하고 경험할 수 있는 홈쇼핑 시대가 다가올 것이다. 또한 가고자 하는 쇼핑몰도 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사용 경험을 하고 바로 구매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곧 선보일 소셜VR이 활성화되면 가까운 친구와 함께 실제 가상쇼핑을 즐기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미 타미 힐피거나 디오르, 나스 메이크업 등이 가상현실 기기 앱을 출시해 좋은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한 씨매진(Cimagine)은 증강현실 기반의 쇼핑 플랫폼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이렇듯 VR 기술은 단순히 훌륭하고 뛰어난 시각적 자극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가상현실 속 세계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하면서 동시에 ‘공감’을 끌어낸다. 이처럼 VR 기술은 전자상거래의 대중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용자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해줄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전자상거래 산업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볼 때 크게 발전했다고 하기엔 미흡한 면이 있다.

동영상, 혹은 이미지 기반의 상품 페이지를 통해 장바구니에 저장을 하고, 후에 모바일이나 웹에서 결제하는 시스템을 오랜 시간 유지했다. 그러한 환경에서 이제는 온라인 쇼핑에서도 오프라인 쇼핑과 같은 사용자 경험을 새롭게 제공하기 위해 VR 기술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이베이 VR 백화점(자료 : 이베이VR 홈페이지 캡처)

이베이는 대형 백화점 체인인 마이어(Myer)와 함께 세계 최초로 VR 기반 백화점 앱 시스템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이베이 VR 백화점’으로 서비스하는 이 앱에는 약 1만 5,000여 개의 상품이 진열돼 있다. 여기에 진열된 상품 중 상위 100개는 3D로 펼쳐지며 360도로 상품을 살펴볼 수 있다. 대신 나머지는 2D로 제공된다. 뿐만 아니라 ‘Shoptical’이라는 카드보드 형태의 전용 뷰어를 통해 사용자들로 하여금 VR을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결제에 있어서는 아직 VR 화면상에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이베이와 마이어의 VR 백화점은 소비자에게 미래의 쇼핑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반대로 이베이와 마이어에게는 VR 쇼핑을 통한 소비자와 반응을 살피고 기술을 축적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됐다. 소비자가 직접 백화점에 오는 수고를 줄이면서도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어쩌면 정말로 백화점이 사라지고, 가상 백화점을 통해 모든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알리바바의 Youku.com 홈페이지

알리바바의 Buy+를 빼놓을 수 없다. Buy+는 알리바바가 자회사인 알리바바픽처스와 알리바바뮤직, ‘Youku.com’을 통해 자사 VR 시장과 자사 플랫폼을 함께 성장시키기 위한 첫 번째 결과물인 셈이다. 사용자가 VR HMD를 착용하면 마치 백화점에 온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쇼핑 가이드가 등장해 쇼핑을 도와주며 가상공간에서 제품을 360도 살펴보고 전체적인 매장 구경도 가능하다.

중국은 잘 알려진 대로 일본이나 영국 등 선진국보다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결제 비율이 높은 나라다. 여기에 발맞춘 알리바바는 진작에 VR에 투자를 하면서 VR 커머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타오바오’는 온라인 C2C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시장 경쟁력도 갖췄다. 2016년 7월 22일부터 3일간 알리바바는 ‘타오바오’ 조물절 행사를 개최해 큰 반향을 보였는데, 이날 이 행사의 주된 목적은 사실 Buy+의 공개에 있었다. 이를 토대로 알리바바는 VR 커머스 시장 확대와 사용자 경험 제공을 위해 현재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미 알리바바는 VR 기술 스타트업으로 잘 알려진 매직 립(Magic Leap)에 8억 달러 이상 공동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자사 플랫폼의 브랜드와 셀러들과 함께 VR 쇼핑몰 프로젝트를 구축하고 있다.

IKEA VR Experience(자료 : IKEA)

이케아의 경우에도 VR 체험 앱 ‘IKEA VR Experience’을 밸브(Valve)의 스팀(Steam)을 통해 출시했다. 특히 이 앱은 HTC Vive라는 VR HMD 기기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데, 실제 이 앱을 실행하면 미리 설정된 스타일의 주방을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주방이나 방안의 가구나 캐비닛 등의 위치를 이동하고 색상도 바꿀 수 있으며, 어린이 모드를 통해 아이들의 시선에서도 주방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능은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 실제 고객이 이케아에서 가구를 사기 전 미리 경험을 제공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높은 편이다.

아무래도 VR 커머스의 큰 장벽이락 하면 VR HMD일 것이다. 하지만 장비에 대한 기술적 요소 및 접근 가능한 가격 등을 조율한 제품이 속속 연구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만 보완된다면 VR 커머스에 대한 기대 장벽도 그만큼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