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말 이동통신사업자 진출을 표명하고, 2018년 봄, 전파 주파수 할당을 총무성으로부터 허가 받은 라쿠텐 모바일. 이렇게 NTT, KDDI, Softbank 등 기존 3대 이통사가 경쟁하던 시장에, 제4 이통사로 뛰어든 라쿠텐은 세계 최초의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구현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거창한 꿈만큼 인터넷 기업이라는 특징을 살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및 e커머스 기술을 최대한 적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나선 라쿠텐의 네트워크 구축전략과 경쟁력은 무엇일까?

라쿠텐(Rakuten)은 일본의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다. 그런데, 2018년 4월, 일본 총무성은 라쿠텐의 이동통신사업(MNO) 시장 참여에 대해 허가했고, 업계 전문가들은 라쿠텐의 이통사 참여 배경에 이목을 집중했다. 그리고 일부는 라쿠텐의 이통사 시장 참여에 따른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이동통신 사업은 기지국 구축과 케이블 설비 등 초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인터넷 전자상거래업에 집중해왔던 업체가 어떻게 막대한 초기비용을 감당해가며 굳이 시장진입을 꾀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기존 이통사들과의 경쟁에 어떻게 우위에 설 수 있을까하고 우려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라쿠텐 모바일은 올해 10월 도쿄 23개구와 오사카, 나고야를 시작으로 4G LTE 서비스를 개시한다.(자료 : ZDnet JAPAN, 2018년 10월 일본 총무성 공청회 자료 인용)

현재까지는 라쿠텐 모바일(Rakuten Mobile)이 MVNO로서 NTT 도코모 등의 회선을 빌려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라쿠텐은 올해 10월부터는 독자적인 기지국 소유 등 자체 통신인프라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 MNO로 전환을 계획 중이다. 우선, 도쿄 23개구와 오사카, 나고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4G LTE 서비스를 상용화할 방침이다.(라쿠텐은 3G를 지원하지 않는다.) 5G 서비스는 2020년부터 상용화 예정이다.

라쿠텐은 올 2월 자체 라쿠텐 클라우드 혁신 연구소를 개소, 운용하며 실제 MNO 서비스를 개시했을 때를 가정해 다양한 환경에서 네트워크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와 관련 라쿠텐 모바일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고 있는 클라우드 부장 Khan Ashiq 씨는 현지 <ZDnet JAPAN>와의 인터뷰를 통해 “라쿠텐 모바일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많은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는 협력 기업으로부터 제공받고 있다”면서 “라쿠텐 모바일은 기지국 안테나 자체가 Nokia 제품을 사용하여 기지국의 처리에 Altiostar Networks 가상화 무선 네트워크 (vRAN)을 채용한다”고 말했다. Altiostar Networks는 전략적 자본 업무 제휴를 맺고 라쿠텐에 출자했다. 또한 4G뿐만 아니라 5G에도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5G로 원활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점도 밝혔다.

결국 라쿠텐은 데이터 센터부터 기지국 설치까지 모든 네트워크 인프라에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도입, LTE 용으로 구축한 인프라를 즉시 5G 전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웠다. 즉, 클라우드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처럼 LTE 용과 5G 용으로 사용하던 장비를 언제든 5G 용으로 변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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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텐은 또 2025년까지 기지국 정비 등에 최대 6,000억엔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동향보고서를 통해 “6,000억엔이라는 금액은 다른 이통사의 투자액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한 액수”라며 “라쿠텐은 3G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 시설 유지비가 필요 없고,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도입, 오히려 저렴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출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KT경제경영연구소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라쿠텐의 네트워크 투자비용과 서비스 통신 품질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기도 하는 상황”이라면서 “반대로, 글로벌 투자은행인 HSBC는 라쿠텐의 네트워크 전략과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HSBC는 실제로 라쿠텐이 향후 공격적인 저가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기존 이통사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으로는 Cisco Systems의 5G 솔루션이 채용이 유력하다. 이 5G 솔루션은 Red Hat Enterprise Linux(OS), Red Hat OpenStack Platform(클라우드 구축 소프트웨어), Red Hat Ceph Storage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스토리지)를 기반할 것으로 보인다. <ZDnet JAPAN>에 따르면, 라쿠텐 모바일의 4G 및 5G에 대한 시스템의 대부분은 외부 업체가 개발한 솔루션을 채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5G 기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독립적인 통신 체계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고 있다. 또한 최신의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많은 시스템이 가상화 소프트웨어로 함께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라쿠텐은 지난 2월 자체 결산 발표회를 통해서 네트워크 구축 전략에 대한 세부사항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라쿠텐 관계자는 ‘5G를 지원하는 세계 최초의 가상화된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네이티브 네트워크가 특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쿠텐은 가상화 기술을 통해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의 서버에서 구동하거나, 여러 개의 서버를 하나의 서버처럼 운용하는 등 굳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해 최대한 물리적 서버에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을 그려내고 있는 셈이다. HSBC는 이에 대해 “기존 사용하던 물리적 인프라를 통합하는 애를 쓰지 않고 ‘그린 필드’ 접근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는 점이 라쿠텐의 네트워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주기 상 규모의 경제로 해석할 수 있는 후반기 서비스 도입이 오히려 라쿠텐의 시장 안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HSBC는 “기술주기 상 시장 초반에는 관련 인프라 구축 등에 따른 초기 장비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 소모가 심하다”며 “라쿠텐은 이 모든 것이 자리잡은 후 단가가 하락한 장비 및 숙성된 기술 활용으로 다양한 단말기의 지원사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라쿠텐은 자체 설비투자 규모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경쟁사를 따라잡는 전략으로 ▲4G LTE와 5G를 동시에 상용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 물리적인 서버에 대한 의존 탈피 ▲Nokia 등 협력업체와의 제휴로 오픈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도입 등을 꼽을 수 있다.

라쿠텐 모바일의 향후 기지국 개설 예정 데이터. 2025년 말까지 2만 7,397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자료 : ZDnet JAPAN, 2018년 10월 일본 총무성 공청회 자료 인용)

KT경제경영연구소의 자료를 통해 마지막으로 정리해보면, 라쿠텐은 2018년 11월, 주요 대도시 이외의 지역에서 KDDI의 네트워크를 로밍하기로 양사 간에 합의를 이뤘다. 라쿠텐은 초기 네트워크 구축 지역으로 도쿄 등 대도시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KDDI와의 합의에 따라 2019년 10월 서비스 개시 시점부터 전국 규모의 4G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계약기간은 2026년 3월까지이므로 자체 네트워크를 순차적으로 구축할 시간은 벌었다. 협업을 맺은 기업과의 네트워크 통신망 구축을 중심으로 가입자 유치를 위한 공격적인 요금 전략은 비관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라쿠텐의 네트워크 구축 전략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4G에서 5G의 경계선에 놓은 지금의 시점이 라쿠텐에게는 모바일 시장 도전의 적기이자 ‘승부수’를 띄울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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